windows 7 사용 이틀째

지난 주말에 발표된 windows 7을 올해로 5살 먹은 T42에 설치했다.
작년에 교체한 하드드라이브를 두개로 나누어 뒷부분에는 ubuntu가 깔려있고
앞부분에 깔려있던 xp를 과감하게 밀고 깔았다.
감상을 짧게 요약한다면 쾌적함?

전에 쓰고 있던 xp도 설치한지 얼마되지 않은 것이라 아깝긴했지만
xp에서 7으로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기때문에
ubuntu로 부팅한다음 Windows/Program Files 따위의 디렉토리를
.x 붙은 이름으로 바꾸고 새로 설치했다.
부팅하고나서 메모리 사용량은 약 500메가 정도,
지금 Firefox, IE 8 beta, putty, cygwin 등등 늘 쓰는 프로그램들이 다 떠 있는상태로도
메모리 사용량이 750메가 정도니 1G약간 넘게 가진 노트북에서도 상쾌한 환경이다.

나이를 꽤 먹은 하드웨어들이라 특별히 따로 구한 디바이스드라이버도 필요없었고
몇몇 잘 모르겠다던 디바이스도 몇번 업데이트 하더니 알아서 잡아주고
Cygwin도 잘 돌아간다. 올해 8월까지 사용가능하다는데 그 이후엔 어쩌지?

Scott Peck

어쩌다 거짓의 사람들 책을 떠올리게 되어
Scott Peck 박사 홈페이지를 방문했더니

May 22, 1936 –  September 25, 2005

이렇게 써 있구나.
그랬구나 벌써 한참 전 일이네.

정당한 전쟁

심각한 제목의 책을 여전히 읽고 있다.
1부 지배체제, 성경에서 세상이라고 번역되는 kosmos에 대한 부분은 쉽게 잘 읽혔다. 쉽게 말해
2부는 그것에 대한 하나님의 대응, 구체적으로는 예수는 어떻게 행했는지를 적고 있다.
짧게 줄이면 제목대로 1부는 사탄의 체제 2부는 예수의 비폭력.
3부에서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할건지가 나온다.
그 중에 정당한 전쟁 Just War 에 대한 언급이 있길래 옮겨본다.
기억에는 기독교 평화주의를 다룬 책에서도 언급되고, 거짓의 사람들에서도 언급되었다.

  1. 정당한 전쟁은 정당한 원인이 있어야만 한다.
  2. 그것은 합법적 권위에 의하여 이루어져야만 한다.
  3. 그것은 공식적으로 선포되어야만 한다.
  4. 그것은 평화를 위한 의도로 싸워야만 한다.
  5. 그것은 최후의 수단이어야만 한다.
  6. 그것에는 성공에 대한 합리적인 희망이 있어야만 한다.
  7. 사용되는 수단은 추구하는 결과에 균형이 맞아야 한다.

(위키피디아랑 2 번은 좀 다른거 같은데 모르겠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거의 모든 전쟁은 정당하지 않다. 교회의 이름으로 벌어진 대부분의 전쟁은 교회가 더 이상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지배체제에 전복되었기 때문이란다. 부자 나라 그러면서도 매우 종교적인 나라 미국의 진짜 종교는 이 책의 첫부분에 나오듯이 폭력이라는데 매우 공감이 간다.

이 책은 읽으니, 우리나라의 촛불 집회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꽤 가까운 것 같다.

꽃보다 남자

원래 이런 학원 환타지물을 재밌게 보는 편인데
(만화책도 보고 일본 드라마도 극장판 까지 감상함)
어쩐지 이번 한국판 꽃보다 남자는 별로 보고 싶지 않게되었다.

첫회 앞부분을 조금 보다보니 우선 학원 폭력이 싫더라.
내 세대에서는 그런 폭력은 없었다. 폭력이 있기는 했으나 정의는 살아있어서(?)
집단 따돌림같은 것은 알아서 제어되었다고나 할까.
자녀를 두고 나니 앞으로의 세대가 걱정이고
TV에서 나오는 정도는 아닐지언정 현실도 그렇다는 것이
은근히 동의되는 것 같아 몹시 꺼려졌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설정중 하나인 재벌 후광을 입은 초명문 학원이란게 어쩐지
학벌로 계급을 물려주고 싶어하는 기득권이 펼치는 정책의 완결편을 보는 것 같았다.
그것이 남의 나라를 배경으로한 만화/드라마 일때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내가 속한 사회 – 개천에서 용나고 고졸출신 대통령이 존재하는 – 에서 벌어질법한,
소위 개연성이 있는 얘기로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안드는 것 같다.

마치 이혼율이 높아지니까 드라마에 이혼한 캐릭터가 나오는 것이 흔해지듯이
드라마는 사회를 어느정도 반영하기 마련인데, 궁에 이어 꽃남같은 드라마가
사람들의 마음 — 어짜피 보통사람과는 상관없는 그네들의 리그가 있겠지 그러니
우린 그냥 옆에서나 보자 라는 생각 — 을 확인해 주는 건 아닐까.

그냥 보던 종합병원이나 봐야겠다. 아무리 줄거리가 작가 붓 가는 대로 가더라도
그동안 본게 있으니 그냥 미운정이라 생각하고 봐야징.

하루키 수필

하루키 일상의 여백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문학사상사

승리보다 소중한 것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하연수 옮김/문학수첩북앳북스

최근에 읽은 하루키 책.
소설은 아니고 가벼운 수필집.
뒤엣 것은 시드니 올림픽을 보러갔을 때,
앞엣 것은 보스톤 살 때 하루키 아저씨가 하루하루 일기 쓰듯이 적어놓은글.
공통점이라면 두 책에서 마라톤에 대한 얘기가 상당부분 나온다.
일상의 여백은 예전에 빌려서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버몬트를 다녀오기 전이라 이번에 읽으면서 나오는 버몬트 얘기는
왠지 그렇지 그렇지 하면서 아는척 맞장구 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나 뭐라나.
만약 이 사람이 블로깅을 한다면 그 글들이 모여서 이런 책이 될 것 같다.
좋겠다 블로그에 글만 써도 책이 되어 나오는 사람은.

보스톤 살 때 차를 도난당해 보험회사랑 실랑이를 2달간 한 얘기가 나오는데
어제 사고를 내고 보험회사에 계속 전화를 걸고 받고 하는 상황이라 매우 공감이 간다.
미국 생활이 대게의 경우 합리적이긴한데,
일이 꼬이게 되면 다들 자기 책임으로 돌리지 않기위해 열심히 애쓰기 때문에
정작 아쉬운 사람은 참으로 난처해진다.
뭔가 잘못 되긴했는데 아무도 잘못했다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 말이 되나.
이번 케이스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무사히 잘 넘어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