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남자

원래 이런 학원 환타지물을 재밌게 보는 편인데
(만화책도 보고 일본 드라마도 극장판 까지 감상함)
어쩐지 이번 한국판 꽃보다 남자는 별로 보고 싶지 않게되었다.

첫회 앞부분을 조금 보다보니 우선 학원 폭력이 싫더라.
내 세대에서는 그런 폭력은 없었다. 폭력이 있기는 했으나 정의는 살아있어서(?)
집단 따돌림같은 것은 알아서 제어되었다고나 할까.
자녀를 두고 나니 앞으로의 세대가 걱정이고
TV에서 나오는 정도는 아닐지언정 현실도 그렇다는 것이
은근히 동의되는 것 같아 몹시 꺼려졌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설정중 하나인 재벌 후광을 입은 초명문 학원이란게 어쩐지
학벌로 계급을 물려주고 싶어하는 기득권이 펼치는 정책의 완결편을 보는 것 같았다.
그것이 남의 나라를 배경으로한 만화/드라마 일때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내가 속한 사회 – 개천에서 용나고 고졸출신 대통령이 존재하는 – 에서 벌어질법한,
소위 개연성이 있는 얘기로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안드는 것 같다.

마치 이혼율이 높아지니까 드라마에 이혼한 캐릭터가 나오는 것이 흔해지듯이
드라마는 사회를 어느정도 반영하기 마련인데, 궁에 이어 꽃남같은 드라마가
사람들의 마음 — 어짜피 보통사람과는 상관없는 그네들의 리그가 있겠지 그러니
우린 그냥 옆에서나 보자 라는 생각 — 을 확인해 주는 건 아닐까.

그냥 보던 종합병원이나 봐야겠다. 아무리 줄거리가 작가 붓 가는 대로 가더라도
그동안 본게 있으니 그냥 미운정이라 생각하고 봐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