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짢은일
일요일 저녁 화장실에서 누가 벨을 누르는 소리를 들었다. 아내가 얘기를 하는것을 듣자니 예전 살던 집에 새로 이사온 사람이 우편물 때문에 방문한 것이었다. 집에서 지내는 사각 팬티 바람으로 화장실에 있던터라 나가기는 뭐해서 (화장실문을 열면 현관이 바로 보이므로) 그냥 있다가 어쩔수 없이 고개만 내밀고 얘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어쩌다 보니 서로 기분이 상하게 되었다.
요는, 이사오면서 우편물을 새 주소로 한동안 보내주는 것을 신청해 둔것이, 공교롭게도 같은 성을 쓰는 사람이 새로 이사오게 되어, 그 사람의 중요한 메일이 우리에게로 날아왔던것이다. 그다지 멀지는 않지만 그 쪽으로 갈일이 없어서 한동안 모아두었던 것을 인편에 보내었는데, 그것을 보고 찾아왔던 것이다. 이사했던 5월 초에 신청했으니까 반년쯤 지났고, 이제 슬슬 포워딩이 그만 될것이니까 그냥 날아오는것을 모아서 전달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던차였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 보자면 꽤나 불편한 일이었을것을 이해하는데, 왜 잘 얘기하지 않았을까. 어제 오늘 나도 마음이 불편하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