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순하고 순종적인 사람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온 끔찍한 역사, 또 앞으로 일어날 더 전율할만한 사건의 원인은, 반항하고 길들이기 힘든 사람의 수가 늘어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온순하고 순종적인 사람의 수가 계속 늘어난다는 데 있다. – 조르주 베르나노스

The horrors which we have seen, and the still greater horrors we shall presently see, are not signs that rebels, insubordinate, untamable people are increasing in number throughout the world, but rather that there is a constant increase in the number of obedient, docile people. – George Bernanos

“비폭력대화”를 읽다가 만난 인용문.

문제는 온순하고 순종적인 사람이 되면 여러가지로 편(리?)해진다는 점에 있다.

생수

원문 http://thesoftlandingbaby.com/2009/07/31/3-myths-about-bottled-water/

 

1. 깨끗하다.
대게 수돗물과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보관할때나 들고다닐때 오염이 될 수 있다.

2. 돈이 좀 들지만 그정도는 괜찮다.
수돗물보다 많이 아주 많이 비싸다. 그 돈으로 정수기와 스테인레스 물통을 사라.

3. 편리하다.
맞다. 그러나 환경을 생각하자. 플라스틱 물통의 3/4는 버려지고 있다.

 

한줄 요약: 생수는 오염될 수도 있고, 비싼데다가 환경에 좋지 않다.

오랫만에

글을 쓰고 싶어졌다.

마지막으로 글을 적은 것이 세달쯤 전인데 그 동안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가끔씩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바쁘게 그리고 게으르게 살다보니 그냥 넘기버리곤 했다.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 그때 적어보고 싶었던 생각이 다시 떠오르지 않는다 해도 별 상관없다. 스치는 생각을 다 적어보려고 애쓰는 것도 그 생각을 소유하려하는 것이지 싶다.

지난 세달 사이에 일어난 일 중에서 가장 큰 사건을 꼽아보자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일일터이다. 솔직히 그 동안 글을 적지 않았던 동기도 그 사건이었다. 곰곰히 생각해봐도 내가 왜 그리 마음이 심란했었는지 잘 모르겠다. 노빠도 아닌데. 사는것이 덧없다는 생각을 했다. 울었다. 그 때 충분히 울지 않아서 그런건지 이후로도 이따금씩 마음이 아프다.

내일은 아침 일찍 학회에 갈 예정이다. 모레는 발표를 할 예정이다. 그 자료를 만들고 있는데, 너무 너무 하기 싫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기에도 짧은 인생인데, 어쩌다 나는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있을까.

딸내미가 약간 다쳤다. 바로 몇 발짝 앞에서 넘어졌는데 운이 없어서 손이 까지고 피가 났다. 화가났다. 수련회에 오지 말았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스쳤다. 나는 남탓과 상황탓에 매우 뛰어나다. 날이 선선했지만 나는 아이를 따라 다니느라 더웠고, 그 상황은 몹시 짜증스러웠다. 나는 왜 여기에 왔을까.

수련회에 온 교수님 얘기, 솔직히 갑갑했다. 그 이유는 대강 알것도 같다. 주입식 교육에 항체가 생겨버렸나보다.

일어난지 18시간 하고도 30분째

방금 그저께가 되어버린 금요일 목요일나랑 같은 해에 이곳에 온, 그리고 같은 교수님 밑에 있는 한 학생이 디펜스를 마쳤다. 공식적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그는 이제 졸업을 하게 되었으니 곧 내가 울 교수님 학생 중에 가장 늙은 학생이 된다.

그 친구의 마지막 슬라이드는 여러가지 크기의 폰트로 이름이 잔뜩 들어간 것이었는데, 말하기를 자기가 5년간 생활하면서 관계 있는 이름을 담고 있다고 했다. 폰트 크기는 학업과의 밀접함이라던가 뭐라나 (당연히 교수님 이름이 제일 큼), 암튼 내 귀에 들어온 것은 “5년”이라는 것이었는데, 내년 이맘때 나도 이런 것을 해야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그 숫자 5를 들으니, 불현듯 나는 이 학교에서 6년을 보내겠구나 실감이 났다.

국민학교는 중간에 전학을 한번 했으니, 내가 다닌 학교들 중에 가장 오래 다니게 되는 것이다.

이 사소한(?) 충격에 힘입어, 나는 생활을 다시 돌아보며 열심히 살기로 결정을 한다. 우선 딸아이가 활동적이 된 이후 오후에 집에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학교에 일찍 가기로 했다. 그래서 18시간 하고도 30분전에 일어났다. 머리도 안 감고 30분 만에 학교로 나섰다. 2시간 머리를 가장 써야되는 일을 하고, 2시간 작문을 하고, 2시간 코딩을 하고 밥도 안 먹고 집에 오다가 빵을 사고, 밥을 먹은 후, 나름대로 금요일 오전을 알차게 썼음을 뿌듯해 했다.

오랫만에 한국마트에 장을 보러가고, 홀푸드도 들러 저녁을 해결하고 오려는 찰나에 제이슨이 전화를 해서 오늘까지 마감인 학회에 전에 쓰다만 것을 내자고 하길래 그러자고 하고, 집으로 돌아온 후, 자정이 지난 30분 전 까지 허겁지겁 그림을 그리고 작문을 하고 이렇게 열심히 살았다.

결론: 아무래도 이렇게 살다간 제 명에 못 살겠다. 내일은 열심히 놀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