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사색

몇 페이지 읽지도 않았는데, 공감가는 내용이 나와서 옮겨적었다.

솔직히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 싫어서 오기를 부리긴 부려야 하는데, 어린애처럼 땡깡을 피울수 없을 때 이런 작전을 쓴 적이 있다. 이렇게되면 겉으로는 자존심을 지키는 것 같지만 자기가 자신을 돌아볼 때 겸언쩍기 그지없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지금 잠깐 쪽팔리는 것이 두고두고 생각할 때마다 부끄러워지는 것 보다 나은 선택인데도 사람은 당장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쉽게 이런 오류에 빠진다.

옮겨적자면,

화가 난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는데 차마 드러내 놓고 말하기 어려워 마치 다른 이유로 화가 난 척하지는 않았습니까? 사실은 시기심, 채워지지 않는 허영심, 뒤틀린 아집이 진짜 문제인데도, 마치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이라 쉽게 마음에 ‘상처를 입은’것처럼 행동하지는 않았습니까?
그러한 전략은 성공할 때가 많습니다. 상대편은 주장을 그만둡니다. 우리의 속사정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간의 경험을 통해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연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가는, 치부를 들추어냈다가는 우리와 관계가 완전히 끝장날 수도 있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시편사색
C. S. 루이스 지음, 이종태 옮김/홍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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