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8th의 미투데이 – 2010년 7월 17일
- 아 논문 쓰기 너무 너무 싫다.드라마 보고 싶다. 각종 청춘 미남 미녀들이 n 명씩 나와서, 알콩 달콩 연애하다가 다들 좋은게 좋은걸로 끝나는 그런 드라마 보고 싶다. 2010-07-17 04:00:03
이 글은 june8th님의 2010년 7월 17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이 글은 june8th님의 2010년 7월 17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이 글은 june8th님의 2010년 7월 13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최근 내가 소속되었으나 별개로 여기던 두 공동체의 일원이 모처에서 회합을 가졌다고 한다. 나는 배제된 상태의 만남이었으나 의도된 바는 아니었고, 혹시나 하는 예상이 맞아들어가니 재밌더라. 실은 한 반년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관계를 지향하는 성격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미 살아온 날들이 많은 고로, 내 주위로 밴다이어 그램을 그리라치면 꽤나 복잡해진다. 학교모임, 교회모임, 직장모임 등등. 나를 가운데 고정하고 각 모임마다 타원을 길죽하게, 나를 한 귀퉁이에 포함하도록 그린다. 꽃모양을 상상하자. 그런데, 그 꽃잎 두개의 끄트머리가 스르륵 늘어나서 겹쳐지는 장면이 그려진다. 오래 살다보니 이런 재밌는 일이 생긴다.
사람은 꽤나 안 변하지만, 십년쯤 전의 나를 생각하자면 바뀌긴 바뀌는 것 같다. 이십년전의 나는 그곳에 놀러다녔고, 십십년전의 나는 그곳에 꽤 열심이었고, 지금의 나는 그곳에 맹숭맹숭하다. 십년쯤전에 나를 거기서 자주 본 사람은 내가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게되면 의외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요즘 거기서 나를 자주 만난 사람은 십년전에 내가 그런 사람이었음을 상상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나는 그냥 자연스럽게 진화해 온 것 같은데 그건 나만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지금 이런 생각하는 것도 나중에 생각하면 웃기지도 않을지도 모른다.
곧 미국 거주 만 6년째가 된다. 그럼에도, 언어 습득력이 신통치 않은 관계로 여전히 말이 어렵다. 심지어 돈 쓰는 상황의 영어는 어렵지 않다라고 생각하지만, 처음 만나는 환경 – 예를 들면 처음 가보는 종류의 식당 – 에서는 아직도 두근두근한다.
전화 영어는 얼굴이 보이지 않기에 더 어렵다. 언젠가 나보다 유학을 먼저 오신 분이 본인 얘기를 하시길. 전화 한번 해서 물어보면 1분도 안 걸릴 꺼리 – 학교 테니스 코드 개방 시간 – 를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있던 자신이 문득 한심스러웠다는 간증을 하셨다. 아주 많이 매우 공감했다. 나 역시 물어볼 것이 있으면 전화 혹은 대면 하는 것 대신 이메일을 쓰곤 하는데, 경험상 이메일은 종종 무시되곤 했었다.
아 예외적인 경험이 한번 있었는데, 그 날은 눈길 운전중에 남의 집 담장을 들이받은 날이었다. 911에 전화하고,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얘기를 하고, 상황이 종료되어 집에 돌아올 때 까지 영어로 떠들었다는 의식을 못했었다. 심지어 전화를 하면서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괜찮다고 말하고, 출동한 경찰관과도 얘기했었는데, 사람이 급하니까 그동안 쌓인 내공이 총동원 되어 발현되었다고나 할까.
암튼 나는 그런 사람이었는데, 전화 영어에 면역이 생긴것은 일주일에 한번씩 있었던 컨퍼런스 미팅 때문이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서부에 있고, 일부 사람은 버지니아 우리 – 교수님과 동료 학생, 그리고 나 – 는 동부에 있는 상황에서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씩 꼬박꼬박 거의 삼년간 참여하다보니 나중엔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다. 처음엔 내 이름이 언제 언급될까 노심초사하며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는데 말이다.
덕분에 구직 활동의 두번째 단계 (첫번째는 이력서작성) 전화 인터뷰에서, “인터뷰”에만 부담을 가지고 “전화”에 대해서는 좀 적게 부담을 가졌었던거 같다. 이제는 전화 영어에 완전히 적응을 해서 다짜고짜 전화해서 해결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적고 싶지만 여전히 그렇지는 않고, 그냥 의식적으로 피하지는 않는 수준 정도 되었다. 원래 이 얘기를 적으려던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잠을 안 자는 상황이라 쓸데없는 얘기를 적고 있다. 오늘 일기 끝
아침에 가면 보나마나 줄을 길게 서리라 생각이 들어서 한참 기다린 다음 가면 괜찮겠지하고 11시에 출동.
사람이 상당히 많은 관계로 일단 후퇴. 예약을 했어도 어마하게 기다려야 할 듯 싶었다.
7시 쯤에 다시 출동. 적당한 수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음. 바로 앞에 선 아저씨 아침 일곱시 좀 넘어서 왔을 때 건물 밖에 보인 줄이 넘 길어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돌아갔었다함.
어느덧 차례가 오고 세바스찬이란 점원이 나와서 본인을 데리고 들어감.
예약 명단에서 이름 확인. 새 전화기 Activation. 잘 되는지 확인 하면 끝이라고.
그러나 activation 과정중에 계속되는 에러. 기다리다가 다시하기를 열번이상하고 상주중이던 AT&T 직원에게 확인. 문제를 고쳐서 어쨌건 해결.
그 애플스토어에서 예약된 물건이 천대 이상이라던데 이 직원들이 아침부터 계속 이렇게 일하고 있었구나 생각하니 매우 안타까운데다 새 전화기에 마음을 쏟느라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름.
어쩌다가 이렇게 애플빠짓을 하게 되었는데 이건 취직 기념으로 사려던 iPad 대신이므로 괜찮다고 스스로 정당화 이미했슴.
오늘의 일기 끝.